골프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골프가 뭐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답하곤 합니다.
“그냥 공 치고 홀에 넣으면 되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고 나간다면 동반자들한테 민폐를 제대로 끼칠 수 밖에 없습니다.
골프는 그냥 공 치는 운동이 아니에요. 룰이 있고, 에티켓이 있고, 그걸 모르면 필드에서 진짜 어색해집니다.
대부분의 초보 골퍼들이 룰을 어설프게 이해하고 골프를 칩니다. 그리고 동반자들이 대충 편하게 치라고 하고, 초보라고 많이 봐준답시고 룰을 아예 무시하고 알려줍니다. 이렇게 배우면 실력보다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겁니다.
오늘은 그런 분들을 위해, 초보 골퍼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골프 기본 룰 10가지를 그냥 편하게 정리해봤습니다.
어렵지 않아요.
골프 기본 룰 10가지, 최소한 이것만이라도 알고 나가자
사실 골프 룰이라고 하면 엄청 두꺼운 책 한 권이 나옵니다. R&A(영국왕립골프협회)가 정한 공식 룰이 있고, 로컬 룰이 있고, 뭐가 이렇게 많은지… 처음엔 저도 그냥 굳이 자세히 알려고 안했습니다.
‘현장에서 배우면 되지.’
근데 이게 함정이에요. 현장에서 모르면 게임 속도가 느려지고, 동반자들이 기다려야 하고,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갑니다. 그게 민폐거든요.
그래서 딱 10가지만 알고 나가면 됩니다. 완벽할 필요 없어요. 그냥 이것만 알면 최소한 욕은 안 먹습니다.

#1. OB(아웃오브바운드)가 나면 벌타 1개 + 다시 칩니다
골프장 경계선 밖으로 공이 나가면 OB입니다. 흰색 말뚝이 꽂혀 있는 구역이에요.
OB가 나면 벌타 1타를 추가하고 원래 자리에서 다시 칩니다. 즉, 2타째를 치고 있는데 OB가 났다면 다음엔 4타가 되는 거예요. (2타 + 벌타 1타 + 다시 치는 1타)
처음엔 이 계산이 헷갈립니다. 그냥 “OB 나면 벌타 하나 추가하고 다시”라고 기억하세요.
티샷 OB가 나면 ‘멀리건’ 외치면서 다시 치는데, 사실 골프에서 그냥 다시 치는 건 없습니다. 이건 그냥 봐주는 거죠.
그래도 원래 룰이 어떤 지 알고 치는 거랑, 뭐가 뭔지 모르고 치는 거랑은 천지차이입니다.
#2. 공이 해저드로 나갔다면
연못이나 개울에 빠지면 워터해저드입니다. 산이나 그 외 지역에도 해저드가 있을 수 있죠.
빨간 말뚝이나 노란 말뚝인데, 약간 선택지의 차이가 있습니다.
- 원래 쳤던 곳에서 1벌타 먹고 다시 치기
- 경계선 통과 지점과 홀과의 연장 선상 뒤쪽에서 드롭
- 경계선 통과 지점 기준 2클럽 이내, 홀과 더 가깝지 않은 지점 드롭 (노란 말뚝은 불가)
보통 이렇게 되는 데, 일반적으로는 3번을 많이 적용해서 치죠.
우리나라 골프장은 OB티와 해저드티가 있는데, 이건 순전히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서 만든 것입니다.
해저드티에서 치면 +1, OB티에서 치면 +2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티샷이 빠졌다는 기준으로, 해저드는 3번째 샷, OB는 4번째 샷이 되겠습니다.
#3. 드롭하는 방법도 룰이 있습니다
“드롭”이 뭔지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드롭은 공을 손에 들고 무릎 높이에서 그냥 떨어뜨리는 겁니다. 던지는 게 아니에요. 살살 떨어뜨리는 거예요.
그리고 공이 지정된 구역 안에 떨어져야 합니다. 만약 굴러서 구역 밖으로 나가면 한 번 더 드롭하고, 그래도 나가면 나간 지점에서 플레이스(공을 손으로 놓기)합니다.
처음엔 “그냥 적당히 내려놓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지만, 이게 틀리면 2타 벌타가 나옵니다. 무릎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것, 기억하세요.
이것 또한 치다보면 라이 조금 이상하거나, 카트 도로에 올라간 공을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마구마구 던지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냥, 그게 원래 골프 룰은 아니고, 매너도 아니다 정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4. 남의 공을 치면 안 됩니다 (오구 플레이)
이게 의외로 자주 나오는 상황입니다.
러프(풀밭)에서 공을 찾다가 “어, 이거 내 공인가?” 하고 그냥 치는 경우요. 본인 공이 아닌 다른 사람 공을 치면 오구 플레이라고 해서 2타 벌타입니다.
그래서 공에는 항상 마킹을 해두는 게 좋아요. 매직으로 점 찍거나 선 긋거나. 내 공이 확실하게 구분되면 이런 실수가 없습니다.
필드에 나가기 전에 공에 자기만의 표시 꼭 해두세요. 이거 그냥 팁이 아니라 진짜 중요합니다.
#5. 공 찾는 시간은 3분입니다
공이 러프나 나무 사이에 들어갔을 때, 찾는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3분.
3분 안에 못 찾으면 분실구(로스트볼) 처리입니다. 그러면 OB와 똑같이 벌타 1타 추가하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쳐야 해요.
근데 현실적으로 동반자들이 다 기다리는데 3분씩 공 찾고 있기가 어렵죠. 그래서 OB가 났을 것 같은 경우에는 “잠정구(provisional ball)”를 미리 쳐두는 방법을 씁니다.
잠정구는 “내 공이 없을 수도 있으니 일단 하나 더 쳐두는 것”이에요. 본 공을 찾으면 잠정구는 버리면 되고, 못 찾으면 잠정구로 계속 플레이하는 겁니다.
필드가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라면 잠정구 치는 습관 미리 들이는 게 좋습니다. 게임 속도가 훨씬 빨라져요.
#6. 그린 위에서 공 위치를 마크해야 합니다
퍼팅하기 전에 그린 위의 공은 들어서 닦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냥 들면 안 되고, 위치를 먼저 마크해야 해요.
동전이나 마커를 공 바로 뒤에 두고 공을 들어야 합니다.
이게 귀찮아 보이지만 이걸 안 하면 2타 벌타예요. 왜냐하면 공 위치를 바꾸면 안 되거든요.
그린은 골프에서 가장 섬세한 구역입니다. 발자국 하나도 라인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 구역에서는 더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게 기본 에티켓이에요.
#7. 깃대는 뽑거나 안 뽑거나
예전 룰은 그린 위에서 반드시 홀컵에 위치한 깃대를 뽑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2019년부터 룰이 바뀌었어요. 이제는 핀을 꽂은 채로 퍼팅해도 됩니다. 벌타 없어요.
누군가 핀을 뽑아달라고 하면 뽑아주고, 다 치면 다시 꽂아주는 거예요. 이 정도만 같이 도와주시면 됩니다.
깃대가 있으면 홀 위치를 알기 쉽긴 한데, 세게 치면 맞고 안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서 이건 알고 치세요.
숏퍼트에서는 빼주는 게 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8. 벙커에서는 땅을 먼저 건드리면 안 됩니다
벙커(모래 구역)에 공이 빠졌을 때, 클럽으로 모래를 먼저 건드리면 안 됩니다.
이걸 “그라운딩”이라고 하는데, 벙커에서 그라운딩을 하면 2타 벌타입니다.
쉽게 말하면, 벙커 안에서는 공을 치기 전까지 클럽이 모래에 닿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공을 어드레스(타격 준비 자세)할 때도 클럽을 모래 위에 살짝 띄워야 합니다.
처음엔 이게 너무 어색합니다. 그래서 연습할 때 벙커 샷을 꼭 연습해두는 게 좋아요. 모르면 현장에서 당황하거든요.
물론, 지금도 라운딩 나가면 모래를 치면서 연습스윙을 하는 분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이거 잘 모르는 룰이고 잘 지키지 않는 룰 중 하나입니다.
#9. 순서가 있습니다, 아무나 먼저 치면 안 됩니다
골프는 순서가 있는 운동입니다.
티샷(첫 번째 샷)은 보통 전 홀에서 좋은 스코어를 낸 사람이 먼저 칩니다. 첫 번째 홀은 제비뽑기나 연장자 또는 실력 순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린 위에서는 홀컵에서 가장 먼 사람이 먼저 퍼팅합니다.
페어웨이나 러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홀에서 가장 멀리 있는 사람이 먼저 칩니다.
이 순서를 “아너(Honor)”라고 합니다. 이걸 무시하고 막 치면… 동반자들이 이상하게 쳐다봅니다. ㅋㅋ 분위기가 딱 그렇게 돼요.
#10. 스코어 계산, 이것만 알면 됩니다
파(par), 버디(birdie), 보기(bogey)… 처음 들으면 어렵습니다.
그냥 이렇게 기억하세요.
- 파(par) = 기준 타수. 홀마다 정해진 숫자예요.
- 버디 = 파보다 1타 적게 친 것. 잘 한 거예요.
- 보기 = 파보다 1타 많은 것. 기준보다 하나 더 친 거예요.
- 더블보기 = 파보다 2타 많은 것.
물론, 이후에 트리플보기, 쿼드러플보기 등도 있으나 하지 않으시길 바라면서…
초보 골퍼의 목표는 일단 “더블보기”입니다. 매 홀 더블보기를 치면 전체 스코어가 100타 근처가 됩니다. 100 깨기가 첫 번째 목표라고들 하죠.
처음부터 파 생각하면 너무 힘들어요. 그냥 홀을 마치는 게 먼저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엔 이것도 몰랐습니다
위에 10가지 적었는데요.
저도 처음 필드 나갔을 때 이 중에 제대로 아는 게 3개도 안 됐습니다. OB가 나면 그냥 앞에 가져다 놓는 줄 알았고 (이러면 안 됩니다), 드롭은 그냥 손에서 굴려서 내려놓으면 되는 줄 알았고 (이것도 안 됩니다), 오구 플레이는 당연히 남의 공 칠 일 없다고 생각했고…
골프는 룰을 다 알아야 재밌는 운동은 아닙니다. 그런데 기본 정도는 알고 나가야 서로가 편합니다. 내가 편하고 동반자도 편하고, 그래야 다음에 또 불러주거든요. ^^
축구 하는 데 손으로 들고 뛰고, 농구 하는 데 발로 차고 있는 사람이랑 다음에 같이 게임 하겠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됩니까
완벽하게 다 외울 필요 없어요. 진짜로.
그냥 오늘 읽은 것 중에 “이건 기억해야겠다” 싶은 것 2~3가지만 챙겨가도 됩니다. 나머지는 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혀집니다.
골프 룰이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한 번에 다 알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딱히 전문가처럼 알아야 필드에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일단 나가 보세요.
한 라운드 돌고 나면 “아, 이게 그 룰이었구나” 하는 게 5개는 나옵니다. 그다음에 한 번 더 보면 또 달라 보입니다.
골프 기본 룰 10가지, 다 외울 필요 없습니다. 그냥 스치듯 알고 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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