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한번 쳐볼까, 하다가 18홀 그린피 보고 조용히 닫은 적 있으신가요?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점심값 1만원에도 고민하면서, 주말 골프장 한 번 가면 20~30만원씩 쓴다는 게 처음엔 솔직히 말이 안 됐어요.
사실 비용에 대해서는 지금도 고민이죠. 하지만 꼭 비싼 18홀 정규 골프장만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요?
9홀 골프장도 엄연히 필드고, 골프의 맛 똑같이 느낄 수 있는걸요.
9홀 골프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파3도, 9홀도 괜찮다
골프 처음 시작하면 주변에서 꼭 이런 말 합니다.
“야, 골프는 18홀이지~” “9홀? 그게 무슨 골프야.”
근데 생각해보면 그분들, 18홀만 치셨을까요? 아니, 18홀에서 잘 치기는 하고 계신 걸까요? ㅎㅎ
파3 골프장에서 필드 느낌 받아보고, 잔디와 벙커가 어떤지 알아보고
9홀 골프장에 가서 드라이버부터 모든 클럽을 다 사용할 수 있는 필드라는 걸 느껴보는 순서, 괜찮지 않나요?

9홀 골프장이 뭐가 다르냐고요?
처음 9홀을 가게 된 건 사실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같이 치던 친구가 “여기 한번 가보자, 싸고 가볍게 칠 수 있어”라고 해서 따라간 거였어요.
저도 사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9홀 골프장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어요.
18홀이 있어야 골프장 아니야? 하는 어이없는 생각. 정작 공은 잘 치지도 못하면서요. ㅋㅋ
근데 막상 가보니까, 좋더라고요.
18홀 구장에서 느꼈던 그 긴장감이 없었어요.
앞 팀 눈치 보고, 스코어 신경 쓰고, 초보인 티 날까봐 어깨 잔뜩 힘 들어가던 그게.
9홀은 그냥 편했습니다.
아마추어들이 많고, 가볍게 즐기러 온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저 오늘 처음인데요”라고 해도 누가 뭐라 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리고 일반 골프장과 크게 다를 바도 없습니다. 카트 있고, 캐디 있고, 잔디 있고 ㅋㅋㅋ
아, 그리고 9홀이라고 다 똑같지는 않은 게, 9홀만 치는 곳도 있지만, 9홀x2로 18홀 정규 코스만큼 치는 곳도 있습니다. 같은 구장도 시간대별로 1바퀴 또는 2바퀴로 달라지는 곳도 있고요.
9홀 골프장의 장점
#1. 그린피가 겸손합니다
주말 기준으로 수도권 18홀 퍼블릭이 요즘 15만~25만 원 선이잖아요.
9홀 두 번 돌아도 일반 골프장보다 저렴합니다.
그리고 그린피로 장난질(?)을 잘 안하는데, 아예 고정 비용으로 박아놓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주중/주말, 시간대별로 아예 한 달 스케쥴 쫙 빼놓고 금액을 정해놔요.
카카오골프 같은 앱에서 예약하다가 다른 날 들어가면 같은 날에 금액 다른 거 많이 보셨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정말 열받잖아요.
그런데 대부분의 9홀 골프장들은 비용 고정해놓습니다. 고정해 놓는다고 완전 싸다는 느낌은 아닐 수 있지만, 적어도 장난질은 안한다는 거죠.
손모가지 날아갈 일은 없겠네요. ㅎㅎ
카트비, 캐디피 같은 부대비용도 덜 붙습니다. 초보한테는 진입장벽이 낮은 게 진짜 중요하거든요.
#2. 집중력이 올라갑니다
이게 저는 재밌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18홀 구장은 다시 그 구장 갈 때까지 시간이 꽤 있으니, 지난 번에 쳤던 그 코스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9홀을 두 번 치면, 2시간 전에 쳤던 그 홀에 다시 섭니다.
티샷이 어디로 가서 망했고, 세컨에 삑사리 났고, 벙커가 어디에 숨어있었고, 그린이 왼쪽이 높았더라는 것까지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예요.
그 기억을 가지고 치는 샷, 똑같을까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혹은 더 좋은 공략을 하기 위해서 집중력이 올라갑니다.
이 부분은 골프를 즐기면서도 배울 수 있는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질러서 망했으면 다시 지르지 않을거고, 짧게 쳐서 못 올렸으면 하나 더 길게 잡아볼거고요.
공부 많이 됩니다.
#3. 자주 나갈 수 있습니다
골프 실력이 느는 건 결국 ‘자주 나가는 것’이거든요.
연습장에서 아무리 공 때려봤자, 실제 필드에서 겪는 경험이랑은 다릅니다. 바람 읽고, 경사 읽고, 러프에서 꺼내고, 이게 진짜 골프죠.
서울 기준으로 수도권 인근에 9홀 골프장이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안 봐서 몰랐을 뿐이죠.
예약도 상대적으로 덜 빡빡하고, 틈 나면 멤버 바로 구성해서 나갈 수 있는 편안함(?)이 있죠.
시간을 많이 빼야 하는 18홀 골프장과 달리 9홀만 돌면 시간도 훨씬 적게 들고요.
수도권 9홀 골프장 소개
잘 안봐서 그렇지, 카카오골프 앱에도 9홀 골프장 많이 올라옵니다. 물론 골프 앱에 올라오지 않는 구장들도 많이 있고요.
1. 화성CC (경기 화성) 접근성이 좋고 코스 관리 상태가 괜찮습니다. 초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홈페이지 링크)
2. 라비돌CC (경기 화성) 접근성 좋고, 코스가 재미있는 곳입니다. (홈페이지 링크)
3. 한양파인CC (경기 고양) 서울 북쪽에 계신 분들한테 접근성이 정말 좋은 곳입니다. 코스마다 다른 재미를 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홈페이지 링크)
4. 태광CC 9홀 (경기 광주) 남동쪽 분들한테 추천. 태광CC는 회원제라서 좀 그렇다 싶어도, 같은 급으로 관리되는 9홀 코스가 있는 곳입니다. (홈페이지 링크)
“9홀은 진짜 골프가 아니다”는 말, 저는 동의 안 합니다
가끔 이런 말 하는 분들 있어요. “9홀은 연습이지 진짜 게임이 아니다.”
근데 저는 그 말에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골프를 즐기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비용, 시간, 체력, 실력 — 다 다르거든요.
비싸고 긴 코스만 치는 게 골프의 정답이라면, 처음 시작하는 사람한테는 너무 가혹한 기준 아닐까요?
9홀을 치면서 필드의 감을 잡고, 코스를 읽는 눈이 생기고, 골프가 재미있어지면 더 좋은 거 아닐까요?
저는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꼭 18홀에서도 잘 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9홀이 어쩌고 저쩌고 합니다. ㅋㅋ
초보 골퍼한테 9홀 골프장이 딱 맞는 이유
“돈, 시간, 체력, 눈치 — 다 아껴주는 게 9홀입니다.”
연습장에서 2년 보낸 저한테 누군가 “그냥 9홀부터 나가봐”라고 먼저 말해줬으면 어땠을까,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9홀 골프장을 꼭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연습장이 좋으면 거기서 실력 쌓으면 되고, 스크린이 편하면 거기서 즐기면 됩니다.
근데 만약 “한 번쯤 필드 나가보고 싶은데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있다면, 9홀부터 가보세요.
완벽하게 치려고 하지 말고. 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한 번 나가보는 거예요.
그 경험이 쌓이면 어느 순간 18홀이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날이 옵니다. 저한테 그랬던 것처럼요.
뭐든 일단 해봐야 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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