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장비 가격 보고 멈칫한 적 있으신가요?
처음 골프 클럽 세트를 알아볼 때, 저도 그랬습니다.
“이걸 다 사야 해?”
새 클럽 세트 하나에 100만 원, 200만 원… 심지어 500만 원 넘는 것도 있더라고요. 아직 공 똑바로 치는 것도 모르는데, 그 돈을 쓰는 게 맞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고 골프 장비로 시작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초보 골퍼가 중고 장비를 사야 하는 이유
처음 골프 치는 사람이 100만 원짜리 클럽이랑 30만 원짜리 중고 클럽이랑 차이를 느낄 수 있을까요?
못 느낍니다. 뭐가 제대로 맞아야 느끼죠.
오히려 처음엔 폼도 엉망이고, 공도 제대로 못 맞추는데 장비 탓인지 실력 탓인지 구분도 안 됩니다.
그 상태에서 비싼 클럽 사봐야 아까운 돈만 날리는 거예요. 초보 때는 클럽이 실력을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실력은 연습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중고 장비로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중고도 잘 사면 충분히 좋습니다.
아니 중고로 잘 사면 좋은 정도가 아니라, 진짜 실력자들도 장비 안 가려요.
본인 클럽이 잘 안나가는 것 같으면, 잘 치는 사람에게 한 번 쳐보라고 해보세요. 잘 나갑니다.
장비는 잘못이 없어요. 언제나 내가 잘못이죠. ^^

중고 골프 장비 구매 팁 #1. 세트로 사지 마세요
처음 골프 중고 장비 검색하면 “입문 세트”가 많이 나옵니다. 아이언 세트, 드라이버, 퍼터, 백 다 합쳐있는 것들이죠.
언듯 싸 보이지만, 이게 함정입니다.
세트로 묶여 있으면 내가 원하는 브랜드나 스펙을 고를 수 없어요. 그리고 세트 중에는 이미 너무 낡아서 쓰기 어려운 게 섞여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래된 클럽이라고 못치는 건 아니지만, 너무 오래되어 녹이 슬거나 상태가 안 좋은 건 아무래도 무리죠. 그리고 너무나 올드한 디자인으로 본인이 보기에도 싫으면, 치고 싶지도 않게 될 수도 있어요.
차라리 이렇게 하세요.
드라이버, 아이언 세트(7피스 정도), 퍼터를 따로따로 사세요.
하나씩 사면 상태 확인도 되고, 예산 분배도 됩니다. 처음엔 드라이버보다 아이언이 더 중요합니다. 연습장에서 아이언 먼저 많이 치거든요.
중고 골프 장비 구매 팁 #2. 샤프트 강도를 꼭 확인하세요
클럽 살 때 대부분의 초보분들이 놓치는 게 있어요.
바로 샤프트 강도입니다.
샤프트에는 L, A, R, S, X 이런 알파벳이 적혀 있는데요. L(레이디스) → A(시니어) → R(레귤러) → S(스티프) → X(엑스트라스티프) 순으로 딱딱해집니다.
초보 남성 골퍼라면 대부분 R이 맞습니다. 여성 초보라면 L이나 A정도.
스윙 속도가 빠른 사람이 S나 X를 써야 하는 건데, 아직 스윙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S 이상 쓰면 공이 엉뚱한 데로 날아갑니다.
중고 구매할 때 이 부분 꼭 확인하세요. 의외로 판매 글에 샤프트 정보 안 적어놓은 경우가 많아요. 모르면 그냥 넘어가는데, 꼭 물어보세요.
중고 골프 장비 구매 팁 #3. 그립 상태 체크는 필수입니다
클럽 헤드는 조금 낡아도 괜찮습니다. 페이스에 흠집이 있어도 성능에 큰 영향 없어요.
저는 아이언커버 쓰지도 않는데, 하나하나 소중히 싸매고 다니는 분들도 많이 계시죠. 저는 개인적으로 캐디님이 벗기고 씌우는데 더 힘이 든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선수도 아니고, 스크래치 조금 난 것 때문에 공이 안 맞고 삐뚫게 간다??? ㅎㅎ
근데 그립이 미끌미끌하면요? 그거 바로 교체해야 합니다.
그립이 낡으면 클럽이 손에서 돌아버려요. 아무리 스윙을 잘해도 공이 제대로 안 맞습니다. 그리고 손아귀에 힘을 더 주게 되면서 팔 근육도 빨리 피로해지고요.
그립 교체 비용이 한 개 정도라면 그러려니 하는데, 아이언 세트 전체가 그립교체가 필요한 경우에는 그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중고 클럽 살 때 그립 상태 꼭 확인하고, 상태 안 좋으면 “그립 교체 비용 감안하고 가격 낮춰달라”고 흥정해보세요. 의외로 통합니다 ㅎㅎ
중고 골프 장비 구매 팁 #4.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사세요
중고 골프 장비 살 수 있는 곳이 꽤 많습니다.
-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온라인 (중고 전문 업체인 경우도 있고, 개인인 경우도 있음)
- 오프라인 매장 (중고 전문 매장 많이 있음)
개인 거래가 가장 저렴하긴 한데,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고, 여러 클럽을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전문 중고 매장을 추천합니다. 바로 구매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의 중고 클럽들이 어느 정도의 가격에 형성되는지도 알 수 있거든요.
조금 비싸더라도 상태 등급이 표시돼 있고, AS나 교환도 돼서 훨씬 안전합니다. 골프존마켓 같은 경우는 A/B/C 등급으로 나눠놓거든요. B등급만 해도 새것처럼 쓸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골프 클럽 뿐만 아니라 로스트볼, 기타 장비들도 같이 판매를 하고 있으니,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알아보고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요.
개인 거래는 어느 정도 눈이 생긴 다음에 하세요.
중고 골프 장비 구매 팁 #5. 브랜드 욕심 버리세요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는 써야 하지 않나요?”
“타이틀리스트가 제일 좋은 거 아닌가요?”
이런 생각, 저도 했습니다.
근데 솔직히 처음엔 그냥 아무 브랜드나 써도 됩니다. 브랜드보다는 초보가 편히 칠 수 있는 클럽을 찾아보고 구매하세요. 그게 훨씬 좋습니다.
브랜드 가지고 뭔가 된 것처럼 느끼는 건 진짜 허세.
처음엔 그냥 내 손에 잡히는 느낌, 무게감, 샤프트 강도가 맞는지가 중요합니다. 그게 맞으면 됩니다.
유명 브랜드의 장비들이 가진 장점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근데 그걸 느낄 정도의 수준이 되면 골라도 늦지 않아요.
같은 브랜드에서 나온 클럽도 종류가 천차만별이라 천천히 실력 늘리면서 배우면서 알아가셔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중고 골프 장비 구매 팁 #6. 드라이버는 마지막에 사세요
많은 분들이 드라이버부터 사려고 합니다.
드라이버가 제일 화려하고, 멀리 치는 게 재밌어 보이니까요.
연습장에서도 미친듯이 드라이버만 휘두르는 분들이 꽤 많으신데, 고수가 될수록 웨지 연습을 더 많이 합니다.
그리고 드라이버는 가장 어려운 클럽입니다. 샤프트도 길고, 헤드도 크고, 임팩트 타이밍 잡기가 진짜 어렵거든요.
즉, 드라이버는 본인의 스윙 폼과 스윙 스피드가 어느 정도 잡혔을 때 고르기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다는 거예요.
만약 클럽별로 따로 따로 산다면, 아래 순서대로 하세요.
아이언 세트 → 퍼터 → 웨지 → 드라이버
드라이버는 진짜 천천히 골라보세요. 자기 스윙 스피드도 모르고 공이 뜨는 지 깔리는 지도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는 뭘 사도 애매합니다.
처음엔 당연히 누구나 모릅니다
저도 처음에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습니다.
그냥 인터넷 검색하고, 모르는 거 물어보고, 하나씩 사봤습니다.
처음 산 중고 7번 아이언 하나로 연습장 3개월 다녔고, 그 다음에 아이언 세트 중고로 샀고, 그렇게 하나씩 늘려갔습니다.
지금도 장비도 거의 다 중고이거나 저렴한 구형 모델로 세팅해서 쓰고 있어요. 아이언 세트 얻어서 치고, 나온 지 10년도 넘은 건데 전혀 문제 없어요.
골프가 장비 게임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처음엔 장비보다 경험이 중요합니다.
비싼 클럽이 실력을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연습이 만들어줍니다.
괜한 장비병 걸리지 말고, 자신의 실력부터 키워놔야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요?
꼭 중고로 안 해도 됩니다.
비싼 새 클럽 사서 시작해도 됩니다. 그것도 나름의 경험이에요.
그리고 선천적으로 남이 쓰던 걸 못 쓰는 분도 있고, 여유가 있어서 그냥 새거 쓰시는 분도 있겠죠.
다 오케이입니다.
근데 저라면, 처음 시작할 때 무조건 중고로 시작합니다. 저는 지금도 중고 쓴다니까요. ㅎㅎ
어차피 몇 달 치다 보면 뭘 사야 할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그 전에 100만 원 쓰는 건 그냥 수업료입니다.
중고 골프 장비로 시작하면 그 수업료를 아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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