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에 공이 들어간 순간, 저는 항상 한숨부터 나왔어요.
‘아, 또 벙커야…’
그냥 그게 끝이었습니다. 멘탈이 그 자리에서 무너지고, 어떻게든 꺼내보려다가 두 번 세 번 삽질하고 나서야 간신히 탈출하는 패턴.
처음 라운드 나갔을 때부터 꽤 오랫동안 이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근데 어느 순간 알았어요. 저만 이런 게 아니라는 걸.
알아봅시다. 벙커샷 실수 줄이는 방법!
“일단 꺼내는 것만 해도 됩니다”
골프 시작하고 한 1년쯤 됐을 때였어요.
같이 라운딩 나간 선배 골퍼분이 이런 말을 해줬습니다.
“벙커에서 거리 맞추려고 하지 마. 일단 꺼내는 것만 해도 잘한 거야.”
그때 저는 속으로 ‘에이, 그게 무슨 말이에요’ 했거든요.
근데 솔직히 돌아보면, 저는 벙커에서 탈출도 못 하면서 거리까지 맞추려고 했던 거예요. 욕심이 앞선 거죠. 그게 실수를 키우는 첫 번째 이유였습니다.
초보 골퍼 때 벙커샷 실수가 줄지 않는 이유, 저 나름대로 정리해봤어요.

#1. 공을 때리려고 합니다
벙커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골린이들이 공을 직접 때리려고 해요.
페어웨이에서 하던 것처럼, 공을 정확하게 임팩트하려는 본능이 튀어나오는 거죠.
근데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공을 때리는 게 아니라, 공 뒤 모래를 쓸어내는 것이 핵심이에요. 공 뒤 2~3cm 지점에 클럽이 들어가서, 모래와 함께 공이 떠오르는 원리입니다.
저도 이걸 머리로는 알았는데, 막상 벙커 앞에 서면 자꾸 공을 쳐야 한다는 본능이 작동했어요. 그러다 뒷땅이 나거나, 반대로 탑볼로 공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버리는 불상사가 생기는 거죠.
#2. 힘을 너무 줍니다
두 번째 실수는 힘 조절이에요.
모래가 있으니까 더 세게 쳐야 한다는 생각, 자동으로 들지 않으세요? 저는 그랬거든요. 벙커에 들어가면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습니다.
근데 그렇게 하면 클럽이 모래 속으로 너무 깊이 파고들어요. 결과는 공이 제자리에 있거나, 아니면 힘에 못 이겨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거나.
벙커샷은 오히려 리듬 있게, 모래를 쓸어내듯 스윙해야 합니다. 백스윙을 좀 크게 가져가되, 임팩트는 부드럽게. 팔로우스루도 끝까지 해줘야 공이 제대로 떠요.
#3. 발이 모래 위에 그냥 올라서 있습니다
이건 진짜 놓치는 분들 많은 포인트예요.
벙커에 들어서면 발을 모래에 충분히 묻어야 합니다. 양발을 모래 속으로 꾹 눌러서 고정해야 스윙할 때 미끄러지지 않아요.
저는 처음에 그냥 모래 위에 살짝 올라서서 스윙했는데, 임팩트 순간에 발이 밀리면서 방향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발이 고정되어야 하체도 안정되고, 스윙도 일관성이 생겨요.
스탠스는 평소보다 어깨 너비의 1.5배 정도 넓게 서고, 왼발은 타겟 쪽으로 살짝 오픈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4. 스윙을 임팩트에서 멈춥니다
이건 저도 정말 오래 했던 실수예요.
벙커샷은 어쨌든 특수한 상황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임팩트만 하고 스윙을 그냥 멈춰버리는 경우가 생겨요. ‘됐어, 공만 맞으면 돼’ 하는 심리로 스윙을 끊어버리는 거죠.
근데 그러면 공이 앞으로 나아가질 않습니다. 팔로우스루를 끝까지 해줘야 모래를 쓸어내는 힘이 공에 전달되거든요. 마치 모래를 삽으로 떠서 던지는 느낌으로, 스윙을 끝까지 마무리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5. 멘탈이 반입니다
앞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얘기했는데, 사실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건 멘탈이에요.
벙커에 들어간 순간 ‘망했다’ ‘또 삽질하겠다’ 싶으면 이미 반은 진 거거든요.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스윙은 굳어버리고, 기술적으로 잘 알고 있어도 몸이 안 따라옵니다.
저는 언제부터인가 벙커에 공이 들어가면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그냥 꺼내기만 하면 돼. 그걸로 충분해.’
거리는 그 다음 문제예요. 탈출이 먼저입니다.
이 마음 하나를 바꿨더니, 실제로 벙커에서 실수가 확 줄었어요. 신기하게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벙커샷 실수를 줄이려면 딱 이것만 기억하면 돼요.
1. 공 뒤 모래를 쓸어낸다 (공을 직접 때리는 게 아니에요)
2. 발을 모래에 충분히 묻는다 (발이 밀리면 다 틀어집니다)
3. 팔로우스루를 끝까지 한다 (중간에 스윙 끊으면 공 안 나와요)
4. 탈출만 목표로 삼는다 (핀은 그다음 문제예요)
전부 다 외울 필요 없어요. 사실 네 개 중 하나만 제대로 해도 이전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벙커, 사실 그냥 모래입니다
생각해보면 벙커가 뭐 대단한 건 아니에요.
그냥 모래 웅덩이잖아요. 거기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고, 멘탈이 흔들리고, 몸이 굳고. 그게 반복되는 거죠.
저도 벙커를 엄청 두려워했는데, 어느 날 ‘그냥 이건 모래 구덩이일 뿐이야’라고 생각하니까 좀 편해졌어요.
물론 여전히 실수합니다. 벙커에서 두 번 삽질하는 날도 있어요. 근데 예전처럼 세 번 네 번은 아니에요. 그게 어디예요.
벙커샷 실수 줄이고, 자신있게 해봅시다
굳이 잘 칠 필요 없어요.
다음 라운드에서 벙커에 빠지면 그냥 하나만 기억해보세요.
‘공 뒤 모래 쓸어내기.’
그것만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잘되면 좋고, 안 되면 그게 또 경험이에요. 그냥 해보는 거예요. 어쨌든 벙커에서 삽질 한 번 줄이는 게 스코어 줄이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하니까요.
뭐든 해봅시다. ^^
그 날이 올 때까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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